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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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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해진 종류의 비극"
특별히 증명할 수는 없는, 어떤 냄새와 같은 예감이 있다.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 파이 속에 든 내용물이 돼지고기인지 아니면 사과인지, 또는 둘 다 아니더라도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판별하게 해 주는 냄새와 같은 예감이 소설 속에도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치열한 전투 장면이 지나고 나서 작가가 주인공들의 과거를 보여줄 때, 그 광경은 <오르부아르>가 비극 속에 잠겨들 것임을 예고한다. 주인공들의 성장기는 특별히 절망적이지는 않다. 다만 이들은 20세기초 벨 에포크 시대의 영혼을 끌어안은 채 벨 에포크 이후의 잿빛 세계를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이 귀환병이라는 사실은 역사적 사건의 재현인 동시에 한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상징이다. 죽어서는 영웅이 되지만 살아남은 채로는 골치덩어리인 귀환병. 세상이 원하지 않는 사람들. 이 소설이 행복한 전개와 결말을 맞으려면 주인공들이 세상과 타협하거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비슷한 구원을, 예를 들면 기적적인 사랑 같은 게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이미 유령과 같은 인간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소설 초반에 공표되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주인공들 역시 자신들이 그런 숙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영화 '시민 케인'의 전개처럼, 이 소설은 일종의 파멸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물들이 자각한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다. 자신들을 배척한 국가에 복수하기 위해 펼치는 사기극은 그 성패와 관계없이 복수를 원하는 이들의 내면을 채울 수는 없을 것이다. 복수를 꿈꾸는 이들은 복수를 통해 삶을 부여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또는 삶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복수의 과정은 더없이 중요하다. 그들은 더욱 힘차게, 열렬하게, 세상과 자기자신을 동시에 조롱하며 멸망에 임한다. 전쟁 중에 얼굴이 거의 날아가는 바람에 가면을 쓰고 다니는 주인공 에두아르가 사람들을 향해 뜨거운 (그러나 역설적인 조롱으로 가득한) 연설을 펼치는 장면을 재현한 책의 표지는 이 소설이 품고 있는 파멸에의 열정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는 아무런 대의도, 순순하고 소박한 절망도 없다. 이토록 힘차게 죽어가는 이들을 지켜보는 건 퍽 이상한 경험이다. 이제는 희귀해진 야생동물을 보는 것 같은, 그런 이상한 슬픔이 가득한 소설이다.
- 소설 MD 최원호 (201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