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알츠하이머로 고생하다가 지난 17일 87세의 나이로 타계한 그는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글을 쓴 사람이었다. 이야기하기 위해 살았고, 이야기하고 죽었다.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이 집단적 슬픔과 고통의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 삶에 대한 통찰과 혜안의 단초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글쟁이가 있으면 좋겠다.
윤민석은 그런 면에서 '노래'로 그것을 대신한다.
맞다. 우리는 더 이상 이 사회도, 정부도, 믿을 수도 기댈 수도 없게 됐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놓아버릴 수는 없지 않겠는가. 지켜야 할, 끝까지 버려야 할 무언가가 우리에겐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