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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진규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39년, 대한민국 경기도 안성 (천칭자리)

사망:2017년

최근작
2020년 2월 <나는 너의 말이고 싶다>

껍질

종심지년을 한 해 앞두고 내는 시집이어서 조심스러우면서도 감회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종심으로 내 시와 삶이 마음먹은 바 대로 어긋남이 없을 것인가. 다만 연기본성의 생명률을 근간 들숨날숨으로 몸짓하고 있어 부끄러운 대로 자유롭다. 여기 묶는 시편들을 쓰는 동안 내 정신의 운용과 쓰기의 운필이 그러하였다고 감히 느낀다.

도둑이 다녀가셨다

耳順의 가을에 내 시의 이완과 긴장 사이를 깊게 걸어다녔다 다녀가신 분들이 많으셨다 <몸詩>, <알詩> 이후 보다 우주적인 공간을 遊泳코자 하는 나를 자제했다 ; 자서에서

本色

호흡의 살결과 흐름, 내용의 농담 혹은 의식의 유형에 따라 작품을 앉혔다. 언어의 리듬과 이미지의 리듬이라는 것이 있다. 그 만남에도 유의했다. 그러다 보니 한자리에 앉히기가 어려운 것들이 있었다. 많이 유보해 두었다. 헤프다면 헤펐던 것 같다. <도둑이 다녀가셨다> 이후 3년여에 걸친 소산들 가운데서 간추렸다. 되도록 자연분만의 것들을 택했다. 제왕절개의 것들은 함부로 내놓기가 안쓰러웠다.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

하이데거의 지적대로 ‘손’은 내 절대적 존재다. 내가 ‘시’를 쓰다 보면 내가 시를 쓰는 게 아니라 시가 시를 쓰게 하는 운동의 정체(正體)가 된다. 그 ‘나’와 시의 정체가 바로 나의 몸, ‘손’이다. 내 나이 여든을 바라보고 있다. 한계의 나이지만 탄력과 긴장을 잃지 않는 상태의 절대적 존재, 시다운 시에 응답할 수 있는 예감을 가지고 있다. 화자 우월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평소 나의 화두에 충실코자 하는 그 자체다. 「그림자놀이 1」에 보면 나는 이제 이승과 저승에 가볍게 내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드나드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게 겁 없이 삶을 굴신자재(屈伸自在)하고 있다. 죄송하다. 두 개의 벽을 설치해 놓고 있다. 마침내 회사후소(繪事後素)다. 거기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라고 고백하고 있다. 거기 이승과 저승의 동영상을 내 천 개의 손이 비추는 것이 「그림자놀이」다. 솔직하게 고백한다. 이곳에 대한 응답만이 아니라, 저곳에 대한 응답도 나는 받고 있다. 내 손이 종전의 시를 쓸 때 받던 전율과 다른 응답을 받고 있다. 실체가 있는 「그림자놀이」를 하고 있다. 겸허의 뜻으로 속 그림자를 깊고 깊게 드리우고자 하였을 뿐 그 그림자는 날로 깊어가고 있음을 확인한다. 비로소 나는 소통의, 아포리아의 나이에 들어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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